글나눔터


글쓰기 방해 주범은?

조회 수 1327 추천 수 0 2015.11.27 07:57:29




분당 한겨레센터에서 <30일 글쓰기>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강의'가 아닌 '모임'으로 한 이유에 글쓰기 학습의 속성이 담겨있다. 글은 써야만 익힐 수 있다. 가르친다고 배울 수 있는 '지식'이 아니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다. 수영선수가 수없이 반복훈련하면서 영법을 익히듯, 글도 오로지 '쓰기'를 통해서만 자기 능력으로 체화할 수 있다. 따라서 '글쓰기 강좌는 불가능성을 품고 시작'할 수밖에 없고 <30일 쓰기>는 오직 '쓰는' 수업이다. 매일 온라인 까페에 글을 쓴다. 서로 칭찬하고 격려하며 매일쓰기의 끈을 놓지 않도록 서로 돕는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만나는 자리에서 매일 쓰기의 괴로움과 즐거움을 공유한다. 그래서 '모임'이다. 


한 분이 첫 날부터 안 쓰고 있다.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지 카톡으로 물어도 읽기만 할 뿐 대답이 없다. 내 나름 짐작하자면 '자기검열'의 덫에 걸린 게 아닌가 싶다. 잘 쓰려는 욕심이 앞서 아예 못쓰는 경우는 흔하다. 나 또한 그렇게 몇 시간을 컴퓨터 커서와 눈씨름을 하다 머리 쥐어 뜯을 때도 많다. 스스로 자기 글을 검열하면서 빨간펜 선생질을 하다보면 글이 제대로 써질리가 없다. 그렇게 한 번 후퇴하면 다음에는 더 강한 압박을 받는다. 점점 글에서 멀어진다. 마음에 부담만 쌓이고, 실패한 악몽만 남는다. 


안 쓰고 계신 분이 이런 상태가 아닐까 싶어 걱정이다. 어떻게든 한 문장이라도 써서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마치 물풍선 터지듯, 다음 문장 또 다음 문장을 쓸 수 있다. 검열의 올가미는 벗어나려고 잡아챌수록 더욱 강하게 조여온다. 일찌감치 피하는 게 좋다. 빠르게 잘쓰려는 욕심에 지름길로 가려다가 검열이라는 사냥꾼이 쳐놓은 올가미에 걸리느니 크게 우회하여 자기 페이스대로 차분히 쓰는게 글 잘 쓰는 진짜 지름길이다. 


부디 내일은 글을 올리길 바라며, 난 긴 하루를 마치고 이제 잠자리로. 내일은 헤이리 주택 1층 평면 조정하고 동국대캠프보고서 초안 잡으면 된다. 저녁에 수정씨가 집에 놀러온다고 한다. 임신했다는데 아내에게 물어볼 게 많은 모양이다. 모처럼 집에서 저녁 먹겠다. 다음주 월요일 글쓰기책모임 준비해야하고, 파주출판도시 르포 인터뷰 준비도 같이 해야한다. 다음주 중에 평면안이 하나로 정해지면 좋겠다.

ㅡ 이원형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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