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중봉도서관에 다북다독(多book多讀) 독서클럽 탄생했다. 5월 12일부터 7월 14일까지 10주 동안 진행된 독서동아리 리더 양성과정(이하 ‘독토’)의 결과물이다. 2013년에 이곳에서 같은 프로그램으로 6주 동안 진행했었다. 당시에 수료식을 하면서 독서모임을 만들기를 조언했지만 흐지부지 되었다. 그래서 이번 강좌를 진행하면서 독서모임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이번 교육은 3년 전에 비해 질적으로 달라졌다. 강좌 수준이 높고 과제와 실습도 더 많았다. 3년 전, 선정도서가 3권이었지만 이번에는 10권이다. 논제과제와 진행실습도 이전에는 3번이었지만 이번 과정에서는 8번이었다. 첫날 특강 시 참석자는 예비자까지 포함하여 40명이었다. 수료식에는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괜찮다. 시작할 때 이런 결과를 예상했다. 담당사서와 상의하여 30명 정원에 예비자까지 모두 40명을 참여시켰다.

 

도서관의 교육 중 독서토론 리더과정이 참여자들에게 가장 힘든 과정이 아닐까 싶다. 참여자가 스스로 책을 읽고 논제를 발제하고, 토론을 진행하는 자기주도학습 과정이기 때문이다. 다른 교육은 대개 과제가 없다. 강사가 준비한 자료를 받고 편하게 강의만 들으면 된다. 하지만 ‘독토’는 다르다. 매주 300쪽의 책을 읽어야 하고 논제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 논제발제는 글쓰기다. 참여자들에게 글쓰기는 부담일 수밖에 없다. 수년 간 이 과정을 진행하면서 경험으로 일정한 통계를 가지고 있다. 대개 1, 2강에서 참여자들은 수료자와 포기자가 나뉜다. 대개 30퍼센트가 과제 부담으로 중도에 탈락한다.

 

수료식에서 총무와 회장을 지명했고 모두 박수로 추인해주었다. 논제과제를 열심히 제출했던 육**님이 흔쾌히 총무 역할을 맡았다. 또, 실력 있는 몇 분이 논제위원이 되어 총무를 돕기로 했다. 유일한 남성으로 참여한 63세 김**님이 회장이 되었다. 독서모임 회장의 역할을 분명히 알려주었다. 회장은 가끔 간식을 제공하거나 밥을 사는 것이라고. 실제로 일은 총무가 다한다. 매달 격주로 만나기로 정하고 밴드를 만들어 도서와 소식을 공지하기로 했다. 모든 게 한 자리에서 순식간에 결정되었다. 수료식을 마친 후 회원들은 식당으로 옮겨 메밀국수를 먹으며 우의를 다졌다. 역시 좋은 팀은 시작부터 남다르다. 나는 자동으로 다북다독 독서클럽의 고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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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차 도서는 중국작가 위화의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푸른숲)다. 마지막 강좌지만 논제합평과 토론실습으로 충시하게 마무리했다. 소설을 가지고 논제를 발제하고 토론할 때 주제가 중요하다. 위화는 서문에서 <허삼관 매혈기>는 ‘평등’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이 소설의 중요 주제 중 하나다. 주제는 작가가 독자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그것은 등장인물의 생각과 말, 행동에서 드러난다. 또, 사건을 통해서 나타나기도 한다. 사건이란 인물이 주제를 드러내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물이 활동하는 시간과 장소, 즉 시간적 공간적 배경도 중요하다.

 

논제합평과 토론실습 후에 중국현대사를 이해할 수 있는 몇 권의 책을 소개해주었다. 장융의 <대륙의 딸 1,2>(까치글방), 다이 호우잉의 <사람아 아 사람아>(다섯수레),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 하는 중국 소녀>(현대문학), 위화의 <인생>(푸른숲), 위화의 에세이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문학동네)와 신간 에세이 <우리는 거대한 차이 속에 살고 있다>(문학동네) 등이다. 독서토론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책들이 소개된다. 우리는 책 속에서 다른 책을 발견한다. 지적인 기쁨은 우리를 한층 성장시킨다.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에게 독서토론은 좋은 교육장이다. 노년으로 들어가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나눔의 시간이다.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아내는 ‘잔소리’라고 하고 친구들은 ‘말이 많다’고 나무란다. 책을 주제로 마음껏 이야기 할 수 있으니 독서토론은 언로의 해방구다.” “참여 계기는 책모임의 동료의 권유 때문이다. 소설을 많이 읽지 못했는데 이번 과정에서 소설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제발제를 통해 책읽기가 달라졌다. 글쓰기를 통해 생각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다. 토론을 하면 깨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친구의 권유로 아무 것도 모르고 마음 준비도 못하고 참여했다. 남 앞에서 말하는 것도 불편했다. 하지만 바쁘게 살면서 잊고 있었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편독의 한계와 책에 대한 시각이 열리게 되었다.” “친구 따라 강남가길 잘했다. 재미있는 책만 읽었고, 인문학과 어려운 책은 피했다. 내용 파악, 지식 위주의 책읽기만 했었다. 독서의 한계를 돌파하는 시간이었다. 논제를 발제하면서 객관적 시선과 비판적 시각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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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간적 갈등이 있어 1년 동안 책속에 파묻혀 지낸 적이 있었다. 책으로 위안을 삼았던 기간이었다. 그러다가 책을 멀리하며 살았는데 이번에 책읽기에 대한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혼자 읽기의 외로움에서 벗어나 함께 읽기로 행복한 시간이었다.” “함께 읽기의 가치를 발견하였다. 나도 고집스런 중년인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인다. 흥미독서에서 생존독서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강화에서 왔다. 작년에 <이젠 함께 읽기다>를 읽었다. 이런 교육을 받고 싶었다. 대기자 9번이었는데 다행히 참여하게 되었다. 도서관 담당자에게 감사드린다. 학교에서 학생들과 독서토론을 하고 싶다. 계속 공부하고 싶은데 멀어서 온라인 독토를 신청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왔다가 모집공고를 보고 신청했다. 주로 자기계발서를 읽는데 문학토론을 하면서 감동했다. 신선했고, 새로운 시야가 열리고, 내면이 달라지는 기분이다.”

 

“대기자로 끝까지 기다리다가 참여했다. 두 가지를 배웠다. 하나는 책을 읽으며 놓쳤던 부분을 토론하면서 배우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삼독(세 번 읽기)을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먼저 정독을 하면서 밑줄 치며 일고, 나중에 밑줄친 부분을 다시 두 번 읽으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 재미있어 10주가 순식간에 지나간 느낌이다.” “다른 독서모임을 하고 있다.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 왔다가 신청했다. 그곳에서는 책을 소개하는 정도만 이야기를 나눈다. 이번 강좌를 통해 새로운 꿈이 생겼다. 열심히 더 공부하여 독서토론 강사가 되고 싶다.”

 

“개똥이 엄마들과 모임을 하는데 나의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정보, 지식 위주의 책읽기가 독서의 즐거움을 가져다주지 못했다. 이번 기회를 통해 소설에서 언어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강사가 너무 맘에 들었다. 우리끼리 ‘뇌섹남’(뇌가 섹시한 남자)라고 불렀다. 강사가 소개해 준 남성잡지 <레옹>을 남편에게 선물했다.” “강사에 대한 한국일보 인터뷰 기사를 읽었다. 지하철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진도 보았다. 커리큘럼이 좋아서 신청했다. 고병권의 <생각연습>(너머학교)으로 논제를 발제하고 토론하면서 ‘생각하기’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독서토론은 사고의 확장과 타인과 교류의 시간이다.”

 


“선정도서가 내 취향이 아니었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읽었다. 토론을 하면서 취향독서의 한계를 배웠다. 독서토론은 ‘듣는 독서’의 시간이었다. 편협한 사고가 깨지는 소리를 들었다.” “1강에서 특강을 듣고 바로 10권의 책을 구입했다. 여러 장르의 책을 읽으며 저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책을 깊게 읽게 되면서 독서의 재미가 배가 되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다. 애들을 가르치다 보니 말투가 강하게 변했다. 4강부터 제대로 책을 읽지 못하고 참여했다. 오늘은 진행을 해야 하기에 소설을 읽고 왔다. 책을 안 읽은 것을 숨기며 토론에 참여하는 데 미안했다. 참여한 아줌마들이 모두 너무나 똑똑하고 의식이 깨어있어 놀랐다. 매일 만나는 아줌마들은 모두 단무지들인데. 나 역시 단무지라 주눅이 들었다.” “파주에서 왔다. 김포시의 직장에 다니는데 시간을 내어 참여했다. 이 강좌를 통해 배우고 자원봉사를 하고 싶었다. 부족한 것을 채우는 기회였다. 10강 모두 참석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재미가 있어 모두 참석하게 되었다.”

 

인문학자 김경집은 <엄마 인문학>(꿈결)에서 “엄마가 달라져지면 아이가 살아가는 세상이 바뀐다!”며 인문학 공부를 강조한다.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진 대한민국을 구할 해법을 ‘엄마’와 ‘인문학’에서 찾고 있다. 인문학은 스스로 반성하는 학문이다. 강좌를 수료한 엄마들의 소감을 들으니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것 같다. 다북다독(多book多讀) 독서클럽이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 박정우가 말한다. “2류가 세상을 지키고, 3류가 세상을 바꾼다”고. 책은 넓은 세상으로 안내하는 여권이고 독서토론은 지혜를 만나는 창고다.



글 / 윤석윤 강사 


출처 : http://blog.naver.com/yoobok721/2207625558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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